2015년 여름, 퍼머컬처 캠프 굿판에서 사람들과 함께 주사위를 던졌다. 처음에는 그저 굿의 소품으로, 사람들이 좀 더 쉽게 다가오고 참여할 수 있는 장치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막상 주사위를 던지면서 보니 단순한 소품·장치를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다. 생각보다 진지했고 간절했고 행복했다. 함께 힘을 모아 던지지만, 결정은 하늘의 몫. 주사위가 우리들 손을 떠나 하늘을 한 바퀴 돌고 다시 땅으로 돌아올 때까지, 우리들 각자는 어떤 마음이고 어떤 표정이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면, 주사위 놀이는 그 자체로 굿인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주사위를 만들고 여섯개 면에 내용을 채워넣은 것은 우리들이다. 그럼 신은 우리 안에 있는거네. ㅋㅋ 근데 또 던지는 사람에게 돌아가는 내용은 어찌 그리 궁합이 잘 맞던지. 하늘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ㅎㅎ
[사진: 두물머리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