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또박또박 얘기하는데, "여자가 싫어서" 그랬다고. 추모의 분위기가 확산되고, 여성혐오라는 키워드가 떠오르자. "그는 정신질환으로 입원한 적이 있었어, 여성혐오 때문이라고 단정하지마"라고 변호가 시작된다. 누가 누구를 변호하는가?
정신질환과 살인충동을 연결시켜 놓은 것은 이미 견고한 권력카르텔이지만, 여성혐오가 살인충동과 연결된다면 누가 쫄리게 되는가? "사이코패스 자가 체크리스트"가 있던 자리에 "여성혐오 자가 체크리스트"가 놓이게 되고, "잠깐! 그건 여성혐오ㆍ여성차별이예요" 라는 발화에 엄청난 무게가 실리게 되고.
그래서 누가 누구를 변호하는가? 여성혐오가 여성혐오 스스로를 변호한다. "이건 여성혐오가 아니예요"라고. 그래야 계속해서 완장 차고 다닐 수 있을테니까.
2016-05-20 11:49:30